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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o] Dissipative Landscapes

statement (kr/한국어)

조셉 바레쉬는 도시 안에서 또는 도시 간을 여행하면서 얻게 되는 움직임의 경험에 대한 일련의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 번 전시는 그 중의 하나이다.

열역학에 있어서, 산일과정은 최초 형태의 에너지가 최종 형태의 에너지로 변형되는 과정을 말하는데, 이 때 기계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최종형태의 에너지의 양은 최초형태의 에너지 양 보다 적다. 즉 산일과정은 기계적인 일을 할 수 없는 에너지를 의미하는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과정이다. 폭포는 장관을 이루며 굉음을 내며 떨어지지만 일단 낙하 후에는 천천히 흐르는 물로 바뀌면서 폭포가 지녔던 최초의 에너지가 감소하는 것과 같다.

이처럼 조셉 바레쉬의 작업은 눈에 보이는 시각계의 산일과정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물의 흐름처럼 우리의 인식은 끝없이 이어지며 결코 멈출 수 없는 과정이다. 우리가 살아 있는 한 셀 수 없는 수많은 이미지들이 우리의 망막에 어린다. 그들은 우리의 마음속에서 서로 겹치고 섞이며 생생한 경험을 이룬다. 그러나 기억과 꿈들이 생생하고 실제 삶처럼 느껴진다고 할지라도 그것들을 다시 과거의 최초의 형태로 완전하게 되돌릴 수는 없다.

조셉 바레쉬는 일상의 여행을 통해 우리가 경험하는 스쳐 지나가는 짧은 순 간들을 카메라로 포착한다. 우리는 버스, 기차, 자동차 또는 비행기를 통해 함께 움직인다. 그리고 종종 우리의 눈은 밖을 바라보면서 창을 통해 스쳐 지나는 풍경의 편린들을 잡아낸다. 그의 작업에 있어서 이런 편린들은 수집되고 기록되며, 그리고 이러한 단편들은 간결하고 농축된 새로운 이미지를 얻을 때 까지 변형과 조정의 기나긴 과정의 시발점으로 사용 된다.

전시에서 비디오를 통해 보여주는 움직이는 이미지의 길이는 거의 제로에 가까우며, 이러한 사실은 비디오의 개별적인 한 장면의 모습을 인쇄된 사진의 형태로 보여주는 것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이러한 인쇄된 형태의 사진은 그의 작업 방식에 있어서 상호간의 밀접한 연결성을 보여주는데, 실제 움직임을 찍은 사진은 그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재생하는 비디오 영상으로 만들어지고, 이 비디오 영상은 다시 각각 개별적인 사진으로 인쇄됨으로써 제2의 의미화 과정의 시발점으로 작용한다.

사회적 맥락 안에서, 움직임의 순간적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그의 작업의 목적은 무언가에 대한 집중의 결핍을 초래하는 현대의 시각적 소비 형태를 드러내는데 있다. 찰나적인 순간을 보여주는 그의 작품은 이러한 시각적 소비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단절 없이 이어지는 흐름의 한 순간을 드러내 보여 준다.